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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낯선 나라다 ; 조유식 인터뷰2 [영상음성류]

제목(Title) : 과거는 낯선 나라다 ; 조유식 인터뷰2 [영상음성류]


Description : - 시위가 있던 사실도 모른 채 학교 대자보에서 친구 이재호의 분신 소식을 듣다 (3분4초)
- 다큐멘터리 영화 '과거는 낯선 나라다 (2008년 개봉)'에 실린 인터뷰를 동영상 클립으로 축출한 것임


Date : 2007-00-00


Relation :


녹취 : Q. 그러면 1986년 4월 28일, 친구 이재호가 죽었을 때 어디에서 어떻게 그 소식을 들었습니까?
저는 미처 그런 시위가 있다는 사실도 전혀 모른 채, 289-2번 버스를 타고 아침 9시 경에 정문 앞에 내렸어요. 내려서 법대 앞으로 해서 사회대학으로 올라가려고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데, 법대 도서관 건너 편에 대자보 붙이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평소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더군다나 아침 등교 시간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거기 많이 있을 이유가 없는데, 대자보 앞에 학생들이 뭐 엄청나게 많이 몰려서 뭔가를 읽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뭔 일이 있나 하고 가서 학생들 머리 너머로 멀리 보니까, 하얀 전지에 매직 펜으로 대자보가 쓰여져 있는데, “이재호 김세진 분신사망” .. ‘아닐 지도 모르는데’ 이런 생각도 한편에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대자보의 글씨 자체가 그대로 사실의 무게로 저한테 느껴졌고, 어.. 또 거기에 이미 “분신”했을 뿐만 아니라 “사망” 이렇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미 아침에 그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엄청난 사건이 터져서 재호가 죽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서 한참을 눈물을 흘리다가, 사회대학으로 올라가서, 다시 시간이 한참 한두 시간 흐른 후에, 같은 과 후배인 주재술이가 신림동 사거리에서 재호와 세진이가 분신한 자리에서 주워온 거라고 하면서 새까맣게 탄 만년필하고 안경을 주워왔어요. 근데 안경이건 만년필이건 형체를 알아보기가 힘들고, 그야말로 뒤틀려서 새까맣게 탄 상태였고, 친구들과 이제 그걸 보면서.. 기가 막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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