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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낯선 나라다 ; 김희경 인터뷰6 [영상음성류]

제목(Title) : 과거는 낯선 나라다 ; 김희경 인터뷰6 [영상음성류]


Description : - 분신 며칠 전 김세진 선배와 신촌의 한 다방에서 만나다 “야, 나도 운동화 한 번 신어봤음 좋겠다” (7분42초)
- 다큐멘터리 영화 '과거는 낯선 나라다 (2008년 개봉)'에 실린 인터뷰를 동영상 클립으로 축출한 것임


Date : 2007-00-00


Relation :


녹취 : (Q. 그 두 사람을 예전에 만나 본 기억이 있어요?)
그 전에 김세진 선배는 한 번 뵌 적이 있어요. 그 때 제가 2학년이었는데, 그 때 총학생회장단이 전부 다 수배가 돼서 연락들을 서로 하기가 어려우니까, 그 당시 총학생회장이던 김지용 선배를 알고 지냈었는데, 김지용 선배가 저더러 총학생회장, 단과대 학생회장, 다른 학교 학생회장들과 연락을 할 때 보안이 좀 필요하니까 연락을 좀 해 달라 그런 역할을 저한테 부탁을 하셨어요. 그래서 가끔 가서 어디로 오라고 한다 뭐 쪽지 전해 주고, 안전하게 갔는지 확인하고 그 얘기를 해 주는 아주 단순한 일이었는데 그런 연락을 하는 일 때문에 신촌의 한 다방에서 잠깐 만난 적이 있어요.

(Q. 다방 이름은 기억이 안 나세요?)
잘 생각이 안 나요. 되게 허름한 곳이었는데요.

(Q. 거기서 있었던 일 좀 말씀해 주세요)
김세진 선배한테 뭐를 전달해 주고 나면 나는 바로 나오면 되는 거였으니까, 아주 짧게 뵈었을 뿐인데, 제가 가서 먼저 않아 있었던 거 같아요. 김세진 선배가 걸어 들어오셔서, 만나서, 제 앞에 앉으셨는데, 워낙에 머리가 그 때 좀 길었고, 그래서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김세진 선배한테 뭘 주고, 차나 한 잔 마시고 가라고 하셔서 커피를 시켰는데 제가 이 쪽 의자 끝에 비스듬히 앉아 있으니까, 제가 그 때 운동화를 신었는데, 김세진 선배가 자기 머리칼을 만지면서 그냥 이렇게 하다가 제 신발이 보이신 모양이예요. 신발을 딱 보더니 하시는 말씀이 “야, 나도 운동화 한 번 신어봤음 좋겠다” 그런 말을 했던 걸로 기억이 나요.

(Q. 그 이유는 뭔가요?)
그 때는 전부 다 수배를 당했으니까 학생처럼 보이지 않을려구, 총학생회장단들이 다 양복을 입고, 구두 신고, 마치 회사원인 것처럼 그러고 많이 다니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대학교 3,4학년들인데, 그렇게 입는다고 회사원처럼 보이기는 좀 어려울 텐데, 근데 아무튼 구두를 계속 신고 다니셨나 봐요. 그래서 운동화를 보고 “운동화 한 번 신어봤음 좋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 뒤에는 제가 덧붙여서 생각을 하는 건지, “운동화를 신으면 날아갈 것 같다” 이런 말도 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Q. 그 순간이 많이 기억에 남으시나요?)


(Q. 왜 그 순간이 그렇게 기억에 많이 남으세요?)
그 날 김세진 선배를 만난 날이 선배가 분신자살을 하기 며칠 전이었어요. 분신자살을 한 선배가, 김세진 선배가 그 중에 한 명이라는 애기를 듣고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장면이 그 날 장면이었거든요. 내 운동화 보면서 운동화 신고 신다고 한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그 말이 그렇게, 아우.. 잠깐만 저 못 하겠어요.. .. 저를 만났을 때 이미 분신자살을 하겠다는 결심을 한 상태였을까? 그런 게 계속 궁금했어요. 그래서 “날아가고 싶다”고 말을 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계속 나서.. 흑.. 대학 다니면서 다른 사람한테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잊혀지지 않았던 말이 그 말이예요.

(Q. 이재호 선배와는 사적인 만난의 기억이 없나요?)
네 이재호 선배는 직접 뵌 적은 없구요. 정치학과도 사회과학대라서 왔다갔다하면서 많이 뵀어요. 직접 이야기를 해 보거나 그런 적은 없었구요.

(Q. 이제 20년이 흘렀습니다. 먼저 운명을 한 사람들에게 마음 속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
그 날 이후로 85학번들한테는 그게 다시 좀 물러서기 어려울 정도로 큰 기억이었는데, 저는 그 날 이후로 ‘새'라는 노래가 있어요. 김지하 씨 시에다가 곡을 붙인 노랜데 첫 대목이 “저 청한 하늘, 저 푸른 하늘’ 아무튼 그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래만 들으면 그렇게 해진이 형 생각이 나요. 운동화를 신고 그렇게 날아가고 싶다고 한 사람인데.

(Q. 그 노래 잠깐 들려줄 수 있나요?)
(노래) “저 청한 하늘 저 흰 구름 왜 나를 울리나~” 그런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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